이 글은 지방에서 소규모 프랜차이즈 카페 슈퍼바이저로 일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한 글입니다.
수도권 대형 프랜차이즈 기준이 아니라, 지방에서 실제로 일자리를 찾고 현장을 겪었던 입장에서 작성했습니다.
정답 이라기 보다는 제가 지나온 과정과 느낀 점에 가깝습니다.
고향으로 내려와 처음으로 취직한 지사 매장이 그렇게 엑시트 당하고 그만두게 된 게 2편까지였다.
뭔가 어린 마음에 오래오래 근무하고 싶고 재미도 있었지만, 매장이 팔리고 팔리고 하다 보니 재미가 떨어지고 의욕도 떨어졌다.
이때 나는 커피를 잠깐 떠나 잠시 방황하게 된다.
핸드폰도 팔아 보고 영업직도 해보고 별거 다 해봤다. 하지만 역시나 커피에 재미 붙였던 사람이 다른 일에 재미를 붙이기는 쉽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일을 해도 다시 커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자꾸 또 스멀스멀 올라왔었다.
그렇게 다른 곳에서 한 6개월가량 일을 하다 퇴사하고 다시 커피 쪽 일을 알아보았다.

운이 좋았던 건지 타이밍이 좋았던 건지
마침 지방에서 제법 유명했던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슈퍼바이저를 구하고 있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당연하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바로 지원했었다.
면접을 보려고 회사를 처음 방문한 날이 기억난다.
지방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었다.
물류 팀, 디자인팀, 슈퍼바이저팀, 기술팀, 경리팀이 있었으며 커피 로스팅 공장도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로스팅할 로스팅 부서도 있었다.
회사를 보고 나서 나는 희망에 부풀었었다.
” 지방에서도 이런 곳들이 있었구나!! “
면접을 봤다. 서울에서 근무했던 경력들과 고향에 내려와서 했던 경력을 보고 채용이 되었다.
면접에 합격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의 시간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다.
지방의 카페 프랜차이즈의 규모이지만 이렇게까지 잘 갖추어져 있고 여러 부서가 있는 곳은 흔하지 않아 무언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일하는 데 있어서 전문적으로 제대로 배워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내가 무색할 정도로 첫날부터 회사는 별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그날 면접을 본 날 나 혼자 채용이 된 것은 아니었다.
슈퍼바이저 팀에 나+여성분 1명 이같이 채용이 되었던 거다.
기존에 근무하시던 분들도 2명.
이번에 채용된 사람 2명.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슈퍼바이저를 2명이나 늘릴 정도로 매장이 많이 늘어난 건가!!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모두 예상은 하지만 바톤터치 였다.
두 명이 다 나가고 우리가 새로 그곳에 들어온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할지라도 중간에 잠깐 영업직을 해봤기 때문에 선임이 나간다고 해서 크게 걱정될 건 없었다.
하지만 내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던 건 이제 막 입사를 한 사람들에게 뭔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하는 걸 나는 느꼈었던 거 같다.

출근 첫날 대표가 슈퍼바이저 인수인계를 잘하라고 지시했다.
마치 여기 입사 한 걸 안타깝게 보는 그들에게 인수인계를 받기는 싫었다.
같이 붙어 있고 하다간 더 안 좋은 이야기들만 마지막에 하고 갈 것만 같았다.
예를 들어 내가 자료나 점주님들의 정보를 10가지 인수·인계받아야 했다면.
내가 받은 건 1가지 정도였다.
게다가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는 자료들도 어디에 저장해 놨는지 어떤 파일을 사용하는지.
파일들을 이름으로 정리도 잘 안돼 있지.
폴더 같은 것들도 정리가 안 되어 있지.
대부분의 파일 정보는 사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선임들이 나가고 대부분 나와 동기는 자체적으로 무언가를 알아가고 해야만 했다.
벌써 다니기 싫어져 버렸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랐던 것 같다.
지금이라면 다를 수 있지.
지금 상태의 나라면 잘 다닐 수 있는 회사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선임들에게 실망하고 인수인계가 아닌 인수인계가 끝나고 우리 동기 둘만 덩그러니 남았었다.
선임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부터 우리가 사용할 자료를 만들었다.
일을 편하게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어야 했다.
자료를 만들어 가면서 새로 취업했기 때문에 기존 매장의 점주님들께 인사를 드리는 일도 해야 했다.
가맹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는데 약 20개 정도 된 것 같다.
오전에 사무 업무를 좀 보고 오후에 돌면 일주일도 안 걸릴 정도였다.
다만 조금 먼 지방에도 매장들이 몇 군데 있어서 그게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지 관리 매장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사장님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셨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이 있었다.
새로 취업한 슈퍼바이저라고 하면 모든 사장님은 아니지만 몇몇 사장님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 또 바뀌었어??? 뭐 이야기하고 친해지려고 하면 금방 또 바뀌네 “
이런 느낌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긴 했다.
또 새로운 슈퍼바이저다보니 회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장님들도 있었다.
뭐 회사가 물류를 제대로 안 가져다주느니 물건값을 너무 빨리 올린다느니 등….어느 프랜차이즈나 비슷한 말을 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가맹점주님들은 본사와 소통할 수 있는 게 슈퍼바이저가 가장 가깝기도 하고 그전에 얼마나 회사가 잘못했으면 그런 이야기를 하실까 라고….예전에도 커피 할 때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취업하고 출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설마설마했었다.
하지만 그 설마 보다 이 회사는 더 이상한 회사였다.
선임들이 둘이서 거의 동시에 그만둔 이유.
다른 부서 사람들이 슈퍼바이저 교육부를 뭔가 안쓰럽게 보는 이유.
가맹점주님들이 회사에 대한 욕을 하는 이유.
역시나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3편에서….